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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자이언츠팬이 바라본 한국시리즈 역대급 명승부

역대급 경기가 될 것인가? 넥센 역사에 있어서 가장 극적인 패배를 맛보지 않았나 싶다. 왜냐하면 넥센이 포스트시즌은 처음이니 모든게 구단 역사다. 


삼성 넥센을 제외한 7개 팀 팬들은 과연 누구를 응원하면서 보았을까? 뼈속 깊이 자이언츠 팬인 글쓴이는 넥센이 이겼으면 하는 마음이 1% 더 있었다. 그리고 넥센이 상당히 멋있는 플레이로 박수받을 만한 좋은 경기를 했다.


한국시리즈 4차전 최형우 끝내기 한명재 샤우팅


헨리 소사는 정말 멋있는 투구를 했다. 내 직구를 쳐볼테면 쳐보라는 식으로 배짱있게 투구를 했다. 소사 뒤에는 잠실 펜스가 버티고 있었고 넥센의 외야수들이 버티고 있었다. 특히 유한준은 정말 소름 돋는 수비를 선보였다. 메이저리그 골드 글러브급이고 수비 지표 UZR 20 이상을 찍는 그런 멋진 수비를 보여주었다. 


이뿐만 아니다. 칭찬해야할 선수가 또 있다. 서건창은 1회 1득점이야 말로 승부를 넥센쪽으로 가져다 주는 좋은 적시타였다. 물론 채태인이 지명타자 같은 수비를 1루에서 보인 것이 컸지만, 서건창의 배트 컨트롤은 칭찬해 줄 만하다. 채태인은 홍성흔이 1루 수비를 보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키게 했다. 


마지막으로 칭찬해야할 선수는 손승락이다. 손승락은 최선을 다해 삼성 타자를 막았고 강정호의 실책만 아니었다면 이 경기를 끝낼 수 있었다. 8회 넥센이 졌다고 생각한 경기였다. 무사 만루 상황 삼중살만 아니면 득점이다. 하지만 손승락은 자신의 별명답게 승리를 락하는 듯 했다. 


"야구는 9회말 2아웃부터"라는 말이 무색하게 바로 끝나버렸다.

 


한국시리즈 역대급 명승부

내 생에 아무 연관도 없는 다른 팀 경기를 보고 이렇게 손에 땀을 쥐게 한 경기는 정말 처음이었다. 내 응원팀이 사라져서 일까? 한번도 자이언츠 경기말고는 집중해서 본적도 없고 재미도 느끼지 못했다. 하지만 코리안 시리즈 5차전에서 넥센이 이겼으면 하는 간절히 바라고 마음을 조리며 봤지만 아쉽게도 졌다. 


강정호 수비가 메이저리그 평균은 될 것 같다고 물고 빨았는데 그랬던 선수가 3차전에 이어 또다른 대형 참사를 내고 말았다. 메이저리그 가면 타구의 질이 아주 무시무시한데 강정호는 또 다른 물음표를 달고 말았다. 김상수 타구를 메이저리그급 호수비로 잘 잡아 놓고 비교적 쉬운 타구에 실책을 범했다. 강정호의 수비 실력이 안좋은건 아니였는데 멘탈이 문제였던 것 같다.


메이저리그 스카우터에서 앞에서 너 지금 떨고 있니? 


하지만 정말 최고의 명경기가 아닐까 싶다. 경기를 지는 쪽에서는 그냥 1패를 안은 경기일 뿐이다. 넥센팬에게 오늘 경기가 명경기였을까? 그들 마음이 아니라서 잘은 모르겠다. 세상 모든 사람이 명승부라 불러도 응원팀이면 지게 되면 그건 명승부가 아니다. 그냥 졸전이 되는거다.


글쓴이이가 뽑은 한국 최고의 포스트시즌 명경기는 99년도 플레이오프 7차전이다. 이보다 더 재미나는 영화는 찾을 수 없었고 만화보다 더 만화다웠던 최고의 경기다. 사실 자이언츠 경기만 보았기 때문에 플레이오프에 어떤 명승부가 있었는지 잘 모른다. 


84년 한국시리즈에서 기억나는 거라곤 류두열 홈런[각주:1]이 어렴풋하게 머리 속에 남아 있고 92년도에는 고3 수험생이었는데 야간 강제 학습을 당하고 있어 티비 자체를 볼 수 없었다. 라디오만으로 즐거워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냥 친구들이 라디오 소리에 미쳐 날뛰었던 것 같다.


그래서 82, 92년 한국시리즈 우승 기억은 거의 없다. 하지만 그 어떤 경기도 99년도 플레이오프 7차전을 능가할 수는 없었다. 자이언츠 팬으로서 이보다 더 멋진 경기는 세상에 없었다. 모든 것을 다 잃는다고 해도 그러니까 한국시리즈에서 전패한다고 해도 이 한 경기만큼은 꼭 이기고 싶었다. 호세, 박정태, 마해영, 임수혁, 박석진, 기론, 김민재 다 기억난다. 영화 필름처럼... 평생 이 경기를 최고의 경기로 마음 속에 소장할 것 같다. 더 이상의 경기가 나오는 것은 불가능이다.


경기는 삼성쪽으로 흐르고 ... 


삼성팬에게도 과연 그랬을까? 삼성팬에게는 생각하기 싫은 큰 아픔이 아니였을까? 

 

하지만 넥센팬에게 이야기 해주고 싶다. 넥센이 5차전에서 비록 패하긴 했지만 정말 타팀이 봐도 눈물날 정도로 대단한 경기를 했다. 물론 옥의 티는 있었지만 정말 칭찬하고 싶은 경기다. 넥센 선수들이 정말 투혼을 불살랐던 경기 아니였던가? 


그냥 3차전처럼 운이 좋지 못했던 날이다. 넥센팬에게 정말 위로해주고 싶다. 비록 졌지만 멋진 경기와 멋진 승부를 펼쳤다고 말해주고 싶다. 만약 자이언츠가 1999년 플레이오프 7차전에서 졌더라도 박수쳐주고 싶었던 그런 심정처럼 말이다.

 

이와중에 왜 한쪽 가슴이 아플까? 요즘은 한화가 정말 부럽기만 하다. 누가 꼴칰이라고 불렀던가? 앞으로 탑화가 될 시간이 얼만 남지 않았다. 공공의 적으로 돌아올 한화를 기대하며 내년에 응원할 야구 팀이 사라진 답답한 팬이 몇 자 남기며 이 글을 마칠까 한다. 

 

자이언츠팬은 정말 괴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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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사실 류두열이 끝내기 홈런 친것으로 오랫동안 잘못 알고 있었다. 그 홈런 때문에 정말 행복했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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