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 에이전트(FA, Free Agent) 참 좋은 제도입니다. 예전에는 선수가 한 팀에 은퇴할 때까지 있거나 아니면 트레이드되거나 방출되기도 했어요. 자유계약선수 신분은 방출할 때나 얻는 자격이었죠. 구단의 연봉 계약 횡포가 심했고 직업에 대해 자유가 없었습니다. 프로야구 계약은 현대판 노비 문서였어요. 프로야구는 1999년 FA 제도를 시행합니다.
FA 자격을 얻으려면 9년이 걸리고 포스팅 시스템으로 해외 진출까지는 7년이 걸립니다. 1군 무대에 오랫동안 활약해서 9년 만에 FA 혜택을 얻거나 대표팀 활약 등으로 혜택을 받아 해외 진출을 한다면 류현진, 양현종, 김광현처럼 비교적 젊은 시절에 자신의 꿈을 위해 도전해볼 수 있습니다.
FA 계약 4년 뒤 다시 FA 자격을 얻을 수 있는데요, 일반 선수들은 FA를 한번 맞이하기도 힘든 현실입니다. 홍성흔처럼 만 22살에 데뷔해 만 31살에 FA 자격을 얻어 또다시 만 35살에 FA 자격을 얻는 것은 정말 손꼽히는 사례입니다.
A급 선수들은 FA 취득하는데도 짧은 시간이 걸리고 다른 팀과 계약하는데 자유롭지만 B급 이하 선수들은 정말 오래 걸리고 다른 팀과 계약을 하기가 정말 어렵습니다. 게다가 군 복무 시간까지 합치면 15년이 훌쩍 걸리게 됩니다. 이번에 FA를 취득한 자이언츠 김사율 선수가 좋은 예가 되겠네요.
만 19세에 프로야구에 데뷔한 사유리, 데뷔후 16년만에 FA 취득
김사율은 만 19세가 되던 해 1군 무대에 데뷔합니다. FA를 취득하는데 시즌 14번을 보냈고 16년이라는 세월이 걸렸습니다. 그래서 감사율은 올해 만 34살에 FA 자격을 취득합니다. A급 선수들이 한 번 더 FA 자격을 얻을 시점에 김사율은 생애 처음으로 FA를 맞이합니다.
1군에 오랜 기간 활약하지 못한 것이 선수 탓이지만 B급 이하 선수들에게는 FA 취득 기간이 길어도 너무 깁니다. 사실 30살 중반 나이이면 하락세를 타는 시점이라 좋은 계약을 하기 힘들고 또 계약 후에 먹튀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올해 FA로 나온 명단은 다음과 같습니다.
2014년 프로야구 FA 명단
SK 6명 - 최 정, 김강민, 조동화, 나주환, 이재영, 박진만
삼성 5명 - 윤성환, 안지만, 권혁, 배영수, 조동찬
거인 4명 - 장원준, 박기혁, 김사율, 이승화
LG 2명 - 박용택, 박경수
KIA 2명 - 송은범, 차일목
넥센 2명 - 이성열, 마정길
한화 1명 - 김경언
두산 1명 - 고영민
선수 |
년도 |
한국나이 |
이재영 |
1979 |
36 |
마정길 |
1979 |
36 |
김상현 |
1980 |
35 |
김사율 |
1980 |
35 |
조동화 |
1981 |
34 |
윤성환 |
1981 |
34 |
박기혁 |
1981 |
34 |
차일목 |
1981 |
34 |
김강민 |
1982 |
33 |
박재상 |
1982 |
33 |
이승화 |
1982 |
33 |
김경언 |
1982 |
33 |
안지만 |
1983 |
32 |
권혁 |
1983 |
32 |
조동찬 |
1983 |
32 |
박경수 |
1984 |
31 |
송은범 |
1984 |
31 |
이성열 |
1984 |
31 |
고영민 |
1984 |
31 |
장원준 |
1985 |
30 |
최정 |
1987 |
28 |
평균 |
나이 |
32.7619 |
2014년 FA 첫번째를 맞는 선수와 평균 나이
올해 첫 번째 FA 시장에 올라온 선수의 평균 나이는 약 33살입니다. 빠르게 나오면 28살이 되는군요. 만약 군 복무 기간이 없었다면 평균 나이는 30~31살 정도가 나올 수 있습니다. 이 정도만 되어도 계약하는 입장에서는 노쇠화에 대해서 큰 걱정까지는 할 필요 없는 나이입니다.
FA 문제는 나이 많고 실력도 우수하지 못한 B급 선수들에게도 내줘야 하는 보상 제도에 있습니다. 다들 잘 아시겠지만, 보상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FA 선수 영입 후 보상 내용
1. 전년도 연봉의 200% 지급 + 선수 1명(보호선수 20명 제외)
2. 전년도 연봉의 300% 지급
2014년 FA 최대어, 장원준, 최정, 윤성환
장원준, 최정, 윤성환 같은 선수들을 영입하는 것은 다른 팀의 투타 에이스를 빼가는 것이니 보상 규정에 따라 충분히 보상해줄 수 있습니다. 하지만 B급 이하 선수들에게 20명 제외 선수들을 뺏기고 싶을까요? 계약 자체가 이루어지지 않을 소지가 너무 다분합니다. 왜 A급이 아닌 선수들에게 적용하는지 이런 악법은 빨리 개정되어야 합니다.
메이저리그에서는 보상 제도로 신인드래프트 지명권을 주고받았습니다. 선수를 분류해서 A급 선수에게는 1라운드 지명권 B급 선수에게는 1라운드와 2라운드 사이에 있는 지명권을 주었습니다. 하지만 이것도 개정되어 현재는 퀄리파잉 오퍼(Qualifying Offer)가 그 제도를 대신하고 있습니다.
문제의 핵심은 A급 선수들에게만 보상받아야지 그 외에 선수들에게 똑같은 잣대를 일삼는 것은 분명 불공정경쟁 거래입니다. 이 제도를 고쳐서 B급 선수들이 틈새시장에 쉽게 진출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어야 합니다. 올해는 KT 위즈(Wiz)가 있어 KT로 옮기는 선수에게는 보상선수를 줄 필요 없지만, 반드시 형평성 있게 고쳐져야 합니다.
보호 선수 20명 안에 들지도 못하는 FA 선수에게 보상 선수를 내줘야 한다는 게 말이 됩니까? 홍성흔 선수 FA 보상선수로 온 김승회 선수는 자이언츠에서 마무리 투수로 활약했습니다. 보상선수였던 김승회보다 못한 김사율이 FA로 나섭니다. 보상선수를 줄 필요없는 KT 위즈를 제외하면 김사율을 영입하려는 구단은 제로에 가깝다고 봐야 합니다. 결국, 김사율은 X데에서 헐값에 계약하거나 FA 미아가 될 소지가 다분합니다.
이러한 FA 불공정 거래의 개정이 반드시 이루어져야 합니다.
연예계 이중계약으로 논란이 된 조여정,
스포츠의 '템퍼링 금지조항'과 비슷하게 계약만료 전까지 사전접촉을 하면 안 된다.
원소속 구단과 우선협상 기간
예전부터 '원소속 구단과 우선협상 기간'이 왜 있어야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더군요. 원소속 구단과 서로 얼굴 붉힐 이유가 없어요. 왜 바로 자유 경쟁에 들어가지 않는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템퍼링(사전접촉)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자유 경쟁해야 하는 시점에 원소속 구단이 잡아 두니 더 좋은 계약을 위해서 접촉이 들어오면 비밀리에 할 수밖에 없어요. 내 몸값을 제대로 파악해야 원소속 구단과 제대로 계약할 수 있습니다. 고용 보장이라는 입장에서 1년 전 스토브시즌에 연장 합의를 보든지 아니면 자유경쟁체제에서 협상해야 합니다.
메이저리그 이야기가 자꾸 나오는데요, 디트로이트 타이거스 지명타자 빅터 마르티네스는 원소속 팀으로부터 퀄리파잉 오퍼를 거부했어요. 그리고 다시 자유 경쟁체제에서 원소속 팀 디트로이트와 4년 6,800만 달러를 계약합니다. 홈 팀 디스카운트라는 게 존재하겠지만, 자유 경쟁체제에서 원소속 팀에 깊은 애정이 있으면 남아 있을 것이고 또 자신의 입맛에 따라 원하는 계약을 할 수 있는 자유를 주어야 합니다. 템퍼링이 잘못된 것이 아니라 우선협상 기간이 잘못되었다고 봅니다.
선수의 권익을 위해 원소속 구단과 우선협상 기간도 반드시 폐지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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